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간장게장을 맛있게 못 먹을 수 있다

by OneThreeThree 2023. 12. 17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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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간장게장
 

간장게장 좋아하시나요?
간장게장도 좋아하지만 양념게장을 더 좋아합니다.
 
늦가을에도 꽃게가 제철입니다.
저번달 ㅂㄹ친구가 암꽃게 10Kg을 사 오면서 고맙게도 아이들과 먹으라고 5Kg를 나눠 주고 갔습니다.
 
아내에게 얘기하니 
 
Wife : 살아있어?
Man : 살아있지~
Wife : 아... 나 살아있는 거 못 만지는데 ㅠㅠ
Man : 찜기에 찌기만 하면 된 데! 손질까지 다 된 거라 넣기만 하면 돼.
 
쪄서 아이들과 순식간에 먹고 생각보다 많은 양에 본가와 장모님께 나눠 드리고 집에 왔는데
아내가 책 한 권을 건네주며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.
"살아 있는 건 안 되겠어"
 
13년도에 발간된 박웅현 작가의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'여덟 단어' 입니다.
박웅현 작가는 '책은 도끼다'라는 책으로 많이 알려지고 수많은 광고카피로 유명하신 분입니다.
 
SKT- 사람 안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을 향합니다.
e 편한세상 - 진심이 짓는다.
등등..
 

2. 바라보는 눈
 

책에서 한 편의 시 안도현의 '스며드는 것'을 소개해 주는데 시를 읽고 간장게장 못 먹었다고 합니다.

 


4강 견見
이 단어의 대단함에 관하여
 

꽃게가 간장 속에
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
등판에 배속의 알을 껴안으려고
꿈틀거리다가 더 낮게
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
 
버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
어찌할 수 없어서
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
한때의 어스름을
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
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
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
 
저녁이야
불 끄고 잘 시간이야


 


간장게장을 담글 때 게를 죽이지 않고 살아 있는 게에 간장을 부어 삭히다고 합니다.
살이 살아 있어야 간장게장이 완성되니까요. 
마지막에 알들에게 인사를 합니다 저녁이야 불 끄고 자야지;; 
 

3. 다르게 보면 보이는 것들

 
모두가 알고 있는 꽃게를 바라보며 다른 것을 읽어내는 힘에 대한 이야기를 위해 책에서는 시를
소개해 주었습니다. 그 외에도 많은 예를 들어주며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, 見에 대해 이야기해 줍니다.
 
책을 읽고 생각하는 방향은 모두가 다를 겁니다. 그것이 책의 기능 중 큰 부분이라 생각합니다.
위 이야기에 대해 너무 예민한 거 아닌가?라고 생각했었지만 그전까지 볼 수 없었던 당연한 것들이
다르게 보이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에 감사함을 느끼고 작은 것에서도 행복을 느끼면서 좀 더 풍요로운 
삶이 된 것 같습니다.
 
찜기에 안에서는 '타 타탁탁타타타타타' 엄청난 소리를 냈던
꽃게 6마리는 알들에게 어떻게 말했을 까요?
저도 이제 간장게장은 못 먹을 것 같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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